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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득 AI와 대화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우리가 타인과 대화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보통 대화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공감/ 정보 수집/ 여론 형성 등 다양한 목적성을 지니지요. 
그런데 이 모든 행위를 AI가 대신해주는 모습을 보고 타인과 대화는 비효율적인 행위로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이라는 동물이 사회를 이루고 모여살게 된 배경이 협력을 통한 생존이 특화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제 웬만한 일은 개인이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우리가 갖고 있는 근원적 외로움이 증폭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대해 AI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AI가 모든 것을 알려주는 시대, 우리는 왜 여전히 대화해야 할까?

"오늘 날씨 어때?" "이 근처 맛집 좀 알려줘." "조선 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이 궁금해."

예전 같으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동네 어르신께 묻거나, 도서관을 뒤져야 알 수 있었던 정보들. 이제는 스마트폰을 꺼내 AI 비서에게 물어보면 1초 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궁금한 건 뭐든지 AI에게 물어보면 되니,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정보를 나눌 필요가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AI가 인류의 모든 지식을 담은 '척척박사'가 되어가는 지금, 인간의 대화는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걸까요?

저는 오히려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정보 교환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인간의 대화는 이제 훨씬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목적을 갖게 되었습니다. AI 시대, 우리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 '정보'가 아닌 '온기'를 나눕니다: 정서적 유대와 공감

얼마 전 힘든 프로젝트를 끝내고 번아웃이 왔을 때, AI에게 "나 너무 힘들어"라고 말해보았습니다. AI는 스트레스 해소법 10가지를 체계적으로 알려주더군요. 물론 유용한 정보였지만, 마음 한구석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친구와 만나 "진짜 힘들었겠다"는 말 한마디를 듣는 순간, 왠지 모를 위로와 함께 뭉쳤던 어깨가 스르르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당신의 떨리는 목소리를 감지하고, 지친 눈빛을 읽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줄 수는 없습니다. 슬픔, 기쁨, 불안과 같은 복잡한 감정을 나누고 진심 어린 공감을 얻는 경험은 오직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현대 사회의 파편화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고립감을 치유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 이것이 대화의 첫 번째 새로운 목적입니다.

2. '정답'이 아닌 '영감'을 만듭니다: 창의적 상호작용

AI는 기존의 데이터를 학습해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것, 예측 불가능한 '무언가'를 탄생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브레인스토밍'을 떠올려보세요. 한 사람의 엉뚱한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의 전문 지식과 만나고, 또 다른 이의 날카로운 질문과 부딪히며 상상도 못 했던 결과로 발전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창의적 불꽃은 잘 짜인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 대화의 예측 불가능성과 유연함 속에서 피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재료 삼아, 인간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요리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주방장'이 되는 셈입니다.

3. '나'라는 존재를 확인합니다: 사회적 정체성 형성

"너는 이런 점이 참 좋은 것 같아." "그 문제에 대해서는 네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은데?"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받으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는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데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AI는 나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나의 존재 의미를 확인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가족, 친구, 동료와 대화를 나누며 소속감을 느끼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 이것이 바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대화의 세 번째 중요한 목적입니다.

4. '지식'을 넘어 '지혜'를 구합니다: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

AI가 쏟아내는 정보가 항상 진실이거나 중립적이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리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과 논쟁을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논리적 허점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넓고 깊은 시야를 갖게 됩니다.

또한 자율주행, AI 윤리 등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딜레마 앞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정답이 없는 이 문제들에 대한 해답은 코드가 아닌, 우리 인간들의 충분한 대화와 숙고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대화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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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화의 진짜 가치를 발견할 시간

AI 시대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의 상당 부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에 있습니다.

정보 검색은 AI에게 맡기세요. 대신 우리는 그 시간을 활용해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동료들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토론해야 합니다.

AI가 우리의 훌륭한 지적 파트너가 될수록, 인간의 대화는 더욱 깊은 감정을 나누고,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며, 올바른 길을 함께 찾아가는 고귀한 행위로 빛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 어땠어?"라는 소박한 질문에서부터, 대화의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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